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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사람과 나의 길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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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진 작성일16-10-31 15:03 조회5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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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사람과 나의 길동무'

 

이하늘(충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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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은 역시 여름이구나.’라고 느꼈던, 8월의 어느 여름날. 내려쬐는 햇빛에 덩달아 뜨거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며 같이 땀을 흘린 그 시간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날의 시간을 통해 나의 시인과 나의 사람과 나의 길동무를 만났다.

 나의 봉사는 말동무를 해주며 그다지 높지 않은 산으로 산책을 가는 일이었다. 나는 이미 땀으로 가득 차 미끄러워진 손을 행여나 놓칠세라 더 꽉 잡으며 이름을 묻고 내 이름을 말하고, 나이를 묻고 내 나이를 말하는 간단한 대화를 이어갔다. 같이 손을 잡고 길을 걷는 이 시간의 계절을 잊지 않았으면 하여 여름이라는 단어를 계속 반복했음에도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이셨지만, 내 이름 하늘만은 기억해서 대답해주시는 분이었다. 그분은 단지, 내 이름을 부름으로써 나를 이 되게 만드신 시인이었다.

  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를 통해 난 나의 시인과 내가 같은 인간임을 알았다. 어쩌면 시인이 되어버린 지금, 그분은 나보다 더 특별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의 시인의 특별함은 적어도 이 세상 속에서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해 달라고 세상을 향해 울부짖으면서 진정으로 인정해야할 다양성 앞에서는 모두들 바보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 인간의 한 부분으로 인정되는 이 시대에 장애또한 인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의 시인을 우리와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 중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의 시인도 특별한 것이고 세상 사람들 중 사람이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의 시인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다.

  
 나의 사람과 나는 같은 길을 걷고 있었고 같은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하다 생각하는 우리의 공통된 꿈들 (사랑, 결혼, , 독립, 효도 등등)은 나의 사람의 꿈과 다르지 않았다. 자신을 일반인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의 꿈이 더 거창할 것이라는 오만과 나의 사람은 꿈을 꾸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의 가면을 벗는 순간, 오히려 느껴보지 못한 그들의 따뜻한 꿈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같은 인생에서 똑같은 빠르기의 세월을 헌납하는 존재인 것이다. 나의 사람은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고 같이 도우며 살아야 하는, 우리의 길동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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