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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거~, 언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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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진 작성일19-10-07 19:22 조회3,6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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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거~, 언제해요?”

 

김현석(혜림원생활지원팀)

 

이거이거~” 란 세차 작업을 함께하는 이용자가 담당자를 만나면 하는 손짓이다.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에 세차를 진행하는 이용자는 매번 직원을 볼 때마다 이거이거~(손을 돌리며 닦는 시늉) 언제해요?” 하며 물어본다.

 

봄기운이 옅어져 가던 4, 서울 사대부고에서 후원금을 받아 처음 사업을 계획하고 시작할 때에는 일단 저질러놓고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용품 구매와 준비과정부터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용자를 모집하고 첫 시간부터 내 무릎을 치게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첫 시간은 담당자인 내가 몸소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 시작해보니 이용자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고, 계속 이곳이요, 다시 해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반복했을 때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도 본인들의 역할이라 생각하는 듯 열심히 닦고 또 닦고를 반복한다. 나는 이분들은 좋아하는 일, 내 역할에는 정말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의미가 아니겠는가생각하며 이용자분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얼마나 만들고 지원했는지에 대한 반성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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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다섯 달째. 아직 서툴지만 이제는 본인의 할 일을 알고 스스로 하는 분도 생겼다. ”비누칠이요~“ 라고 하면 알아서 스폰지를 잡고 차에 비누거품을 묻혀 스스로 닦는다. 총 쏘세요~“ 라고 하면 고압 세척기를 들고 물을 쏴 비누기를 제거하며 다시 걸레를 가지고 닦는 일을 반복하면서 이분들의 얼굴엔 웃음과 본인의 역할에 임하는 진지함이 동시에 드러난다. 세차활동을 할 때마다 함께하는 분들을 보며 담당자인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최선을 다하는가

 

처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나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더욱 진지하게 만드는 이용자들의 행동이 지켜보는 다른 직원들도 잘 하시네요하며 자연스레 치켜세우는 엄지의 격려가 이용자에게는 힘을 내는 언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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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낮시간을 채워주는 소중한 역할 세차, 사소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역할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조금씩 늘어나기를 바라본다. 우리의 삶이 더욱 의미 있는 일들로 채워지기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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