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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봄에 얻은 최고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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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미정 작성일20-05-17 10:23 조회1,8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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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3월 초부터 저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시정지 상태이죠.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기도 하고, 휴직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2020년의 봄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아쉬운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

저희 장봉혜림원도 지금까지 두 달이 넘도록 모든 것이 일시정지 상태입니다. 저희 원에 자유롭게 드나드셨던 봉사자, 후원자분들, 심지어 부모님들의 방문까지도 제한이 된 상황이고 섬 밖으로 나가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장봉도의 유일한 이용시설인 직업재활시설이 휴관됨에 따라 여덟 분 남짓한 이용자분들도 잠정적 휴직상태로 들어가시게 되었습니다. 일자리에 애착이 많으신 분들이라 밭도 갈아야 하고, 감자도 심어야 하는데 출근을 못해서 큰일이라며 걱정하십니다. 그러면서 다시 출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십니다. 휴직중임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놓지 않으시는 태홍씨, 상문씨, 익순씨, 효정씨, 박호씨, 판우씨, 공훈씨, 석만씨 감사합니다.

매주 주말 혼자 배타고 개인용무를 보러 다녀오시는 일과들이 평일을 버티는 힘이 되었던 이용자분들도 장봉도 내에서 외식을 하는 것들로 달래고 계십니다. 주말외출을 이야기 하실 때마다 조금만 더 참아보자는 이야기에 ‘에이 어쩔 수 없지 뭐’라고 아쉬움을 달래고 참아주시는 태훈씨, 판우씨, 공훈씨 감사합니다.

올해 4월 효정씨의 환갑잔치가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많은 사람들을 불러 크게 환갑잔치를 하고자 기다려오셨는데,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부르지 못하고 원 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용자분들과 함께 환갑잔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갑잔치가 참 좋았다는 효정씨, 즐거운 시간을 함께 만들어주신 정자씨, 부환씨, 유경씨, 명옥씨, 순선씨, 경희씨 감사합니다.

3월에 체험홈으로 나가기로 했던 이용자분들도 현재 잠시 중단된 상태에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전달했을 때 괜찮다며 이해해주신 준호씨, 세헌씨 감사합니다.

머리도 잘라야하고, 옷도 사야하고, 신발도 사야하고, 밖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며, 홈쇼핑으로, 인터넷 주문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떤지, 장봉도 내에서 이발을 하고 외식을 하는 것은 어떤지 여쭤봤을 때 흔쾌히 좋다며 외출을 대신해주신 희락씨, 동수씨, 박호씨, 영만씨, 영근씨 감사합니다.

원가정에 가서 부모님도 뵙고 싶고, 다른 가족들도 보고 싶은 그 마음을 저희가 어떻게 헤아리고 위로해드릴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기다려주신 윤석씨, 일섭씨, 상범씨, 재형씨, 원학씨 감사합니다.

그 와중에도 건강을 잘 지켜주시는 나식씨, 형주씨, 동수씨, 재영씨 감사합니다. 그리고 체험홈에 나가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잘 지내주시는 미숙씨, 기왕씨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장봉도라는 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분들의 일상을 지켜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주시는 우리 직원 분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희 이용자분들의 하루하루가 무의미한 시간으로 흘러가지 않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졌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저희 이용자분들이 모든 것들이 제한되는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협조해주실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다르게 너무 잘 이해하고 따라주셨습니다. 오히려 저희 직원들이 더 ‘이용자분들 나가셔야 한다’는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요.

5월 5일까지 정부 지침에 따라 완화된 사회적거리 유지두기가 진행이 될 것이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일상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하고 바래봅니다. 고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만 더 힘을 내주세요. 지금까지 의연하게 잘 해왔던 것처럼. 잘 부탁드립니다.

혜림원 생활지원팀장 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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