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그날까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민 작성일16-09-21 22:44 조회3,24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최주영(요양원생활지원2팀 사회복지사)
장봉혜림원과의 첫 만남은 2007년 가을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넘쳐나는 서류와 여유 없는 삶에 하루하루 지쳐가는 보통의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발걸음이 바로 장봉혜림원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환경과 그 안에서 밝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이용자분들의 모습은 저에게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밭일부터 시설 외부작업 등의 활동을 할 때는 체력적으로 힘든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땀을 흘린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그 후의 상쾌함을 나는 전혀 몰랐더이다.”라는 손은미 작가의 시 구절과 같이 비록 힘들지만 끝난 후 오는 보람을 느낄 때면 시작하길 잘 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혜림원의 매력에 점점 매료되었던 저는 직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누나면서 혜림원이 섬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많은 분들의 눈물과 기도로 세워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시설에서 거주하는 장애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더불어 살아가는 생활 공동체 추구’라는 혜림원의 비전에 이끌려 2014년 7월부로 정식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입사하게 된 장봉혜림원. 하지만 지적장애인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고 정해진 업무만 하며 10여년 이상을 정시출근, 정시퇴근 하는 곳에서만 일해 온 터라 적응하기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잘 잤어?”, 휴무가면 “잘 갔다와! 몇 밤 자고 올거야?”, 힘든지 물어보면 “괜찮아~”, 내가 혹시 기침이라도 하는 날이면 “아퍼? 약 먹어야지?”, 밤에는 “잘자~ 안녕~”,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면 슬그머니 밖에 나가 야생화 한 송이 꺾어 와 “이거~”하며 수줍게 내밀고, 저를 위해 자판기에서 갓 뽑은 커피를 쏟지 않으려 손바닥으로 꼭 막고 뜨거움을 참으며 “이거 마셔”하며 내미는 모습을 보면 눈물 나게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 세상에서 저에게 이토록 순수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이런 것이 바로 더불어 사는 삶 아닐까요? 이용자 한분 한분이 무조건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하는 구성원들과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이 멋진 삶 속에서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미미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지금 하는 서비스 실천이 이용자분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욱 감사한 삶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그것까지 감사!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그날까지 이용자분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를 소망해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