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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나의 마음이 느껴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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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민 작성일16-02-18 11:16 조회2,9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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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나의 마음이 느껴졌나요?

김나리 (요양원생활지원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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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나도 모르게 커지는 나의 목소리에 내가 거슬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들어도 듣기 싫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활하는 이용자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죄송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참 직설적이고 욱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장봉혜림원의 삶이 결코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그만큼 나를 다스리고 나를 키워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어가는 것도 맞다. 


  지적장애를 가진 성인 장애인들과 살아간다는 것. 대학을 막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던 그 순간의 나에게는 참으로 어렵고 고단한 삶이었다. 꼭 함께 하고 싶었던 장봉혜림원이었기에 참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높아지는 언성과 욱하는 시간들을 겪고, 돌아서면 ‘난 왜 이렇게 무능한 사람이지?’라는 자괴감에 빠져들었던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장애인복지를 하겠다고 온 내가 장애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그 상황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한 없이 작아지고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많은 것들이 어려운 순간에 나에게 힘을 주었던 것도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것도 이용자분들이 주신 커다란 사랑이었고, 그 사랑 안에서 나는 또 새로운 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의 무능력에 좌절하던 그 시간에도 내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던, 아마도 당신은 나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결코 나쁜 마음은 아니었을 거라고, 무한한 믿음과 이해를 나에게 주었던 당신.. 미안하고 감사하다. 나의 이 부끄러운 자기 고백이 당신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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