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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부고와 함께 한 『사람책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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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진 작성일19-11-13 11:48 조회3,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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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부고와 함께 한 사람책 프로젝트

 

김태민 팀장(요양원생활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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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책(Human Book)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저자(사람)와 독자가 직접 만나 상호 작용하는 프로그램으로, 타인과 세상에 대한 편견을 깨고 소통의 마당을 열어 세상 속으로 한걸음 나아가게 하려는 새로운 방식의 독서 활동입니다.

지난 20192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이하 서울사대부고) 최인영 선생님께서 우리 기관에 보내주신 기획안의 머리말 속 내용입니다.

조금 생소한 이름 사람책’.

발달장애인이 대부분인 우리 이용자들의 지적수준을 고려하였을 때 쓸 내용도 없고, 학생들과 이용자 모두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최인영 선생님께서 직접 찾아와 꼭 거창하거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습니다. 누가 쓰든지 단 한 권도 똑같은 책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요.” 라는 이 한마디를 통해 20192~ 201910월까지 장봉혜림원·요양원 이용자 19명과 서울 사대부고 삼위일체’(2학년 학생 38)와 결연을 맺어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사람책을 만들어나가는 8개월간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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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이모들과 함께 한 23

사람책 프로젝트 8개월 과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삼위일체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우리 원을 방문한 23일간의 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2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주어진 양의 원고와 그림을 확보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었던 12장의 그림과 원고가 더 이상 부담이 아닌 기대로 바뀌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어색하고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이용자들(삼촌, 이모)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서로의 집이 어디냐, 부모님, 형제 관계 등의 간단한 호구(?)조사를 시작으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여러 가지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채색을 하기도 하고, 색종이를 잘라 붙이기도 하는 등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나를 정리하고, 너를 이해하고, 우리가 하나 되는 시간

이용자들과 학생들에게 사람책은 서로 다른 삶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기도 하고, 다른 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타인의 삶을 비추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기도 하며, 이전까지 알고 있던 자신의 모습이 깨지기도 합니다. 이용자분들과 서울사대부고 삼위일체학생들이 함께 했던 8개월이란 시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타인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자와 학생들 모두 자기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둥지에서 떠나 나서는 길 위에서 타인들의 삶을 만날 수 있었던, 나를 정리하고, 너를 이해하고 우리가 하나 될 수 있었던 사람책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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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이게 과연 우리의 수준에서 가능할까?’ 라는 의문을 품고 시작한 서울사대부고와 함께하는 사람책 프로젝트. 하지만 사람책은 발달장애인에게도,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진솔한 소통이 가능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막연한 두려움이나 편견을 뛰어넘어 서울사대부고 삼위일체학생들과 장봉혜림원·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이용자들이 만나서 사람 대 사람으로써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만남의 시간의 결실로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이용자를 격려하는 한 권의 멋진 책이 만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에 한 권 뿐인 사람책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용자분에게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인연이 되어주셔서.

 

서울 사대부고는...

서울 사대부고는 최인영 선생님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저희 장봉혜림원·요양원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매년 수학여행을 연계한 봉사활동을 비롯하여 원내 각종 행사 시 모금활동, 공연봉사와 같은 재능기부 등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특히 201810월에는 이용자들의 의미 있는 역할창출을 위한 세차실습교육 장비 구입을 위해 1,400,000원을 후원해주셨고,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드디어 세차 실습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희 장봉혜림원·요양원은 서울 사대부고와의 소중한 인연을 통해 이용자들과 함께 하는 삶이 더욱 의미 있는 일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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