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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혜림원 식구들을 꽃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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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미정 작성일20-06-14 15:38 조회5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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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혜림원 식구들을 꽃이라 부릅니다.

 

이종수 (장봉혜림원 정원지기/ 자원봉사자)

 

한 때 친구에게 여기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이곳을 별의 세상으로 묘사한 적이 있다.

지금 몸담고 있는 장봉혜림원이 바로 하나의 커다란 성운군星雲群이다. 이곳은 금성에서 온 경희씨, 목성에서 온 동현씨, 그리고 각각의 별들에서 온 지적장애인이라는 사람들 100여명이 지구인인 비장애인 보호사들 60여명의 보호를 받으며 함께 어우러져서 생활하는데, 이곳이 작은 별들의 우주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 장애우들은 어린왕자와 같이 자신의 여우를 길들이기도 하고, 소진된 밧데리가 들어있는 휴대폰으로 조용필 오빠와 통화하면서 자기만의 별들과 연결되어 있다. 지구별 사람들이 보아서는 별 볼일 없는 것 같은 이 사람들을 바로 하나님께서는 빛난 별로 인정하고 계신다고 믿는다.”

그런데 최근에 생각이 바뀌어 별보다 꽃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주어진 자기의 궤도만을 돌고 있는, 그래서 더 가까워지지 않은 채, 영원히 평행선을 그으며 돌고 있는 생명 없는 별보다, 생명이 있으면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서로 어우려져서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는 꽃. 그냥 두면 아무 이름 없는 들풀로 끝났을텐데.....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노래한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그냥 생명이 있는 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에 의해서 인간의 세상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서 생활하고 있는 꽃이다. 개인으로서는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지만 서로의 만남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다투며, 웃으며, 노래하면서 나름으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인정받는 혜림원에서는 모두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꽃밭을 만들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 동산을 가꾸는 판우씨, 태훈씨, 희락씨도 나와 함께 가정생활은 하지 않지만 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우리가 서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함께 일하기 때문이리라.

각자의 능력이 이뿐인 걸 하면서도 그 이상의 기대를 하고는 그에 못 미친다고 소리 지를 때도 있지만 몇 년을 그렇게 이름 부르면서 사는 덕에 이제는 미운 정, 고운 정이든 식구가 된 것이다. 이제는 나 혼자 하면 빠르고 효과적인 일도, 늦지만 함께 가는 인내를 배운 덕에, 서로에게 없으면 안 되는 식구가 되었다.

 

다르면서도 어울리는 꽃밭이라는 가정에서 5월의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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