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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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진 작성일23-07-14 16:17 조회5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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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는 일. 말로는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제가 결혼해 새로운 살림을 차린 지 세 달. 혜림원이 아닌 바깥에 있는 신혼집에서 보내는 매 주말 오늘 아침은 뭐 먹지? 하는 고민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럴 때마다 혜림원에는 당연하게 먹을 수 있는 삼시세끼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매끼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던 식당 여사님들과 영양사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매일 100명 이상 되는 식사를 하루에 세 번 조리하고 차려내는 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삼시세끼에 대한 고민을 이번 달부터 혜림원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리원 여사님들의 정년으로 인해 다섯 분 중 두 분이 그만두시게 되었고, 새로운 조리원 여사님들을 구하지 못해 혜림원의 자랑이었던 맛있고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어떻게 이 난관을 해결해야 하는가가 가장 큰 이슈라 함께 모여 서로 고민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깥에 자리 잡고 있었다면 반찬가게를 이용해 반찬을 사 먹으면 되지만, 섬에 있으므로 자유롭게 음식들을 사서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합니다.
힘들지만 가정에서 하나씩 음식들을 해보기로 합니다. 계란후라이 부터 햄 굽기, 김치볶음 등..
안 하던 일을 해보려니 어렵습니다. 계란을 깨서 프라이팬에 올려야 하는데 껍질도 같이 떨어집니다. 급한 마음 맨손으로 껍질을 건져내려니 뜨겁습니다. 뜨거운 프라이팬에 조심하지 못해 손가락을 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가 한 계란후라이가, 내가 볶은 김치볶음이 제일 맛있다며 연신 드시는 이용자분들의 모습을 보니 이런 어려운 상황들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평소에 할 일이 많지 않던 간단한 음식들을 해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혼자 사는 길에 한발짝 더 다가갔습니다. 데인 손가락이 따갑다며 약을 바르는 언니에게 저는 이야기 합니다. “뜨거운 걸 만질 때는 그래서 조심해야 하는 거예요. 크게 안 다쳤으니 다행이고 다음부터는 조심하면 돼요~”
비록 손은 다쳤지만, 다음에 더 크게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이 맛있다는걸. 또 한 번 느낍니다. 이렇게 오늘 한 끼도 잘~먹었습니다!
ps. 삼시세끼를 가정에서 해 먹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저희에게 따뜻한 밥을 해주실 조리원 여사님들이 필요합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혜림원 주거지원팀장 이나라
%해당 사진은 글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으며 바다빌라 2층 식구들이 전을 만들어 먹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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