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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돌아가다_여행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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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수경 작성일24-10-03 11:15 조회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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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으로 돌아가다

부제: 여행의 이유


청학그룹홈 배수경

 

일 년 만에 다시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안전띠를 맨 채 자리에 앉아 있다. 활주로를 천천히 달리며 살짝 떨리는 느낌이 들고, 어느새 하늘을 날고 있다. 스팸 문자도, 업무 연락도 오지 않는다. 이제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이 된다.

 

작년에 이어 우리는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 날씨는 덥지도 않고,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은 좋은 날이었다. 설렜지만 낯설지 않았다. 이번엔 후쿠오카 공항이 아닌 간사이 공항에 내렸다. 한국과는 다른 건물과 도로가 눈에 들어왔지만,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우리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이색적인 도시 고베. 우리는 명소들을 마음속에 담고, 맛있는 음식은 눈과 입으로 즐겼다. 첫날 일정은 짧았지만, 숙소에서 온천을 하며 일본의 따뜻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둘째 날은 일본의 옛 수도 교토를 방문했다. 고베와는 다른 옛 건물들이 가득했고, 기모노를 입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딘가에 게이샤가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청수사에 들러 소원을 정성껏 빌었다. 교토 근처 도톤보리에 갔을 때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신식 건물들과 최근 유행하는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어깨는 들썩였고, 종일 걸었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명물 오코노미야끼와 고베규, 다코야키까지 맛보며 배부름의 행복을 느꼈다.

 

여행은 늘 아쉽기 마련이다. 마지막 코스인 나라의 사슴공원은 우리에게 큰 웃음을 선물했다. 비가 촉촉이 내려 사슴 배설물을 피해 다니느라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먹이를 주려니 근처 사슴들이 떼로 몰려와 먹이를 버리고 도망가기도 했다. 엉덩이와 배도 사슴에게 살짝 물리기도 했다. 내내 차분히 관광하며 마무리될 것 같았지만, 사슴공원에서는 마치 중고등학생처럼 깔깔 웃고 떠들었다.

 

"고맙습니다. 아리가토고자이마쓰."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길을 알려준 행인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리는 여행을 할 때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현지인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건물과 거리에도 카메라를 들이밀며 사진을 찍는다. 여행에서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이 특별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갔다가 다시 출발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무언가 남는 것이 있지만, 당장은 알지 못한다. 일상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천천히 그때의 잔상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또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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