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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호 섬에서 온 편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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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조영실 작성일2006-06-10 22:20 조회14,45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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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편지가 이제는 제게 '초심'을 일깨우는 자극제로 작용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149호 편지의 '부모님의 글'을 읽으면서 동현씨의 강한 눈빛과 어머니의 모습이 함께 떠올라 애잔한 느낌과 함께 한편으론 인생의 깊은 통찰을 담은 어머니의 글에 그동안 허전했던 가슴 한 구석이 채워지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저는 혜림원에 있을 때 정신지체이면서 정신질환을 가진 분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정신장애인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병원에서 근무를 합니다.
보호자면담을 할 때마다 부모님들이 가지고 계신 죄책감이나 수치심, 낙인감 등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신질환을 장애로 인식시키는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혜림원 가족보다 조금 더 많은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이어서 그때보다 더 많은 고민과 더 잦은 좌절을 맛봅니다.

너무 힘든 대상을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때마다 때맞춰 '섬편지'가 도착합니다.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정체성'이야기를 우리처럼 많이 하는지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참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고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고는 더 많이 듣게 됩니다. 그 만큼 일의 영역이나 전문성이 분명하지 않아서 전문직으로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겠지요. '직원의 글'을 읽으면서 스쳐지나간 생각입니다.

닭이 먼저 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따지는 것처럼, 먼저 근무환경이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거나  전문가로서 자질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논하기 앞서, 한목소리를 내고 조직력을 보여 주는것과 더불어 무엇보다 클라이언트가 선택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사회복지사가 되어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 이론적 지식과 실천경험을 겸비하고 있으면 전문가다운 일을 꼭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른 긍정적인 평가도 받게 되겠지요.

이처럼 한 통의 편지가 저 뿐만아니라, 저 처럼 편지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의 소스를 제공해 주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혜림원의 사업들이 그만큼 성실하고 충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깁니다.

혜림원 가족 여러분,
편지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제게 주어진 곳에서 '초심'을 가다듬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답니다.
여름이 다가 오는데 이른 '장마'에 대비하시고 건강하세요.

굴비의 고장,
영광기독신하병원 사회사업실에서
조영실 드림.

댓글목록

박영숙님의 댓글

박영숙 작성일

선배님! 저 기억하실런지요. 박영숙입니다. 고등학교 동문.  건강하시죠? 서비스 실천의 장에서 고민한다는 것보다 살아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선배님의 그 고민이 아름답게 느껴옵니다. 함께 한 시간은 많지 않지만 가끔 선배님 생각을 합니다. 이 장을 빌어 안부여쭐 수 있어서 감사하구요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뵙고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한기순님의 댓글

한기순 작성일

저보다 한발 앞서 박영숙팀장이 글을 남겼네요 혜림원에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밤샘도 지긋지긋하게 해 대면서도 무엇이 그리도 좋았던지 서로 웃고 울던 때가 생각납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옛생각을 떠 올리게 되네요...그런 때에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보고싶습니다. 이번엔 왠지 제가 영광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정말 보고 싶습니다.